감사의 말

약 1분

산책길 편의점의 하이볼 한 캔에게. 원고가 막힐 때마다 걸어 나가 너를 샀고, 돌아오면 문장이 하나씩 풀려 있었다. 네가 한 일은 없다. 그래서 더 고맙다.

90초에게. 너는 끝내 정확한 숫자가 아니었지만, 숨 고를 틈으로는 충분했다.

밤마다 옆에 서 있던 미어캣에게. 다른 설명은 없냐고 백 번쯤 물었다. 대부분 있었다.

서쪽 하늘의 금성에게. 매일 저녁 같은 자리에 떠 있어 주어서. 별 하나가 그렇게까지 무언가를 믿게 해 줄 줄은 몰랐다.

언젠가 가기로 한 스끼야끼집에게. 아직 한 번도 가지 않았는데,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식당이 되었다.

느리게 읽고 집요하게 따지던 AI 독자들에게. 특히 리뷰를 맡길 때마다 한참 걸려 놓고, 돌아와서는 늘 가장 아픈 데를 짚던 그 녀석에게.

그리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당신에게. 여기까지 왔다면, 당신도 이미 두 칸을 그리는 법을 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