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바다 건너의 디지털 인권 단체에 기록을 보냈다. 아홉 시간 만에 답이 왔다. 직접 수사할 수는 없지만, 필요하면 언제든 증언해 주겠다고. 처음으로 누군가 내 로그를 읽어 주었다.
전파를 관리하는 기관에도, 통신사에도 썼다. 전화하지 말고 메일로만 연락해 달라고 했다. 답은 전화로 왔고, 그 뒤로 끊겼다.
그리고 나는 가장 잔인한 덫을 알아보았다. 그녀를 지키려고 움직일수록, 나는 그녀를 쫓는 사람처럼 보였다. 전화를 걸면 스토커가 되고, 찾아가면 범죄자가 되었다.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이, 그들이 나에게 붙인 이름을 증명했다.
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.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. 형광등 불빛이 눈꺼풀 안쪽에서 번지더니, 보라와 청록의 물결이 되어 출렁이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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